천년고찰 골굴사를 다녀와서...
이른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한치 앞도 보이지 않게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어 너무 다행하게 생각을 하고 부지런히 준비를 하였습니다. 설레이는 마음에 늦을까봐 걱정이 되었지요. 7시에 차가 온다기에 늦으면 어떡하지 하면서 현관문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이럴때 에는 나이 상관없이 동심으로 돌아가 철부지 아이인양 마냥 기쁘고 좋았습니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까 버스가 왔습니다. 버스를 탔다는 안도감에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버스 안에는 연꽃모임 회원님들께서 자리하고 계셨기에 더욱더 반가웠습다. 덕지사 법사님 내외분께서 함께 하시고 노 보살님들과 자리를 같이하니 더욱더 감회가 깊었습니다. 더욱더 생각나는 분이 계셨습니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저의 당숙모님(전총무님)생각이 간절히 떠올랐습니다. 저에게 덕지사는 정말 잊지 못할 깊은 가정사연이 듬뿍 담긴 곳 입니다.
제가 어릴 적 4살 때부터 할머님의 손을 잡고 할머님을 따라 아무것도 모르면서 절만 열심히 하면서 따라다닌 곳이 덕지사 입니다. 증조모님과 조모님, 어머님, 저 이렇게 4대가 연을 이어서 현재까지 좋은일, 나쁜일이 있으면 서슴치않고 덕지사 부처님을 찾아뵈었습니다.
한 세대가 바뀌고 또 바뀌고 인생의 허무함을 생각하게 된답니다. 덕지사 보살님이 돌아가셨을 때에도 영영 잊지 못하고 보살님의 옛 모습을 가끔씩 떠올려 봅니다. 노 보살님들께서 한분, 한분 자리를 비우시니 마음 더욱더 저려옵니다. 그래도 덕지사를 찾아오시는 새 신도님들이 많이 계셔서 마음 한구석이 흐뭇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너무들 좋아하시면서 서로들 담소들을 나누는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부산해동 용궁사를 거쳐서 경주 함월산 골굴사를 찾았을 때에는 저녁노을이 서쪽하늘을 예쁘게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저녁 공양을 마친 다음 저녁 예불을 올리기 위해 칠흙같이 어두운 밤에 노 보살님들께서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시고 법당으로 올라가시는 모습 또한 영영 잊지 않고 기억에 남을 것 입니다.
다음날, 새벽 3시에 일어나 새벽 산새소리를 들으며 새벽이슬을 맞으시면서 허리를 굽혀 ‘부처님께 간곡히 바라옵건데, 소원성취 이루어지게 해주십시오.’ 하고 부탁들을 하고 오셨겠지요. 제일 잊지 못할 것은 외국인들과 함께 새벽 예불과 법회를 보았다는 것이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신라 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천연 석굴사원 골굴사 법당에서 덕지사 신도님들과 함께 108배를 하시는 모습들이 감회가 깊었고, 어딘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습니다. 또한 신라 화랑의 기상과 조선 승군의 무예의 혼이 깃든 불교 수행법인 선무도를 너무나도 감명깊게 보았습니다. ‘동아보살’은 강아지 때부터 주지스님을 따라 염불과 참선을 하였으며 운명을 다하는 날 새벽예불까지 마치었다는 이야기와 동아보살의 동상과 공덕비를 보고 또한 인생의 삶에 대하여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인생무상 이라고 하였던가요... 사람의 삶이란 한계가 있듯이 모든 것은 운명 속에 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대자연속에서 태어났으니 자연 속으로 성스럽고 의연하게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마지막 코스인 경주 불국사를 참배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지난날 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서 정말 마음이 흐뭇하였습니다. 참다운 불자가 되기 위해서 참선과 예불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법사님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부처님의 은총과 가피가 가슴깊히 자리잡게 해주세요. 관세음보살
불자 길상덕(류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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