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에 강원도 강릉을 다녀 온 적이 있었다.
그때 깜짝 놀랐던 사실은 소요 시간이 많이 단축 되었고
또 한 가지 놀란 것은 대관령 99고개 중 상단한 부분이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누구보다도 자주 다녀야했던 길이다...
물론 시간이 단축되어 좋은 점도 있었으나...
왠지 모르게 허전함이 앞섰다.
그러한 이유를 몇 가지 생각해보면...
먼저 대관령정상을 넘어서면서부터 내려다보이던 예전에 느꼈던 아름다운 강릉시의 모습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 지나다니며 보았던 소나무가 보이지 않았고, 과거에 보았던 하늘과 땅과 자연이 어우러진 집들과 마을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대관령 99고개를 지나며 좌로 우로 예술같이 운전하시던 고속버스 기사아저씨의 모습을 볼 수 없었고 또 분위기에 맞게 틀어주시던 가요까지... 이러한 기억 뒤에 보여주는 것은 새로 생긴 긴 터널뿐이었던 것으로 생각난다.
영동고속도로 공사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확장 후부터인가 강릉과 인근지역이 홍수와 화재 등으로 인한 재해 피해가 심하다는 사실을 방송을 통해 자주 접하곤 한다. 이러한 재해피해 이면에는 친환경조성 보다 밀어붙이기식 정부정책과 수익에 집착하는 기업, 조금이라도 더 빨리만 가면 된다는 사회논리가 우선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지율스님의 환경운동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수행을 잘 모른다. 지율스님의 단식이 사기다 아니다. 100일을 단식 했느니 안 했느니 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연은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을 아는 자만이 그 자연의 공명 소리를 듣고 목숨을 던질 수 있고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 그것이 수행의 의미인지도 모른다.
영동고속도로 터널 공사 때 강원도 등지에서 지율스님 같은 분이 한분이라도 계셔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었던들 강원도 지역에 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이 남는다.
요즘 목소리 높여대는 많은 개발논자들과 환경과 개발의 절충논자들의 담론은 과거 수많은 자연을 훼손해가며 발전해 왔기에 그나마 지금처럼 잘 살수 있고, 편리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듣기에 따라 옳으신 말씀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환경파괴 속에 발전된 우리사회의 모습이 오늘날의 우리자신들의 자화상이 아닌지 깊이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현 정부도 마찬가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거 정권 때 마다 내건 슬로건이 잘~살아보세 이다.
경제발전이라는 명분아래 환경을 무시한 과거 정권들의 말로가 어떠한가. 또 그들을 비판하면서도 우리는 어딘가 닮아가고 있지 않는가. 일그러진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가정, 교육... 이 것은 그간 파괴당했던 자연이 우리에게 던진 반향(反響)인지도 모른다.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결과 12월부터 천성산터널공사를 다시 시작한다고 한다. 객관적인 조사가 이루어졌는지, 한발 더 나아가서 환경영향평가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선가에서 이런 말이 있다.
마음을 크게 잘 쓰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을 최소화 하라고.......
자연과 인간,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의식전환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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